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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삶/몽튼을 아시나요?

Not In My Back Yard

한국에서는 거의 대다수가 한국사람이니까 한번도 고려해보지 못한 문제이지만,
여기에서는 이런 고민까지 하면서 살아야 한다.

주변에 온통 캐나다인으로 둘러쌓인 마을에 살고 있는 데 옆집이 집을 내놓았고,
어떤 한국인이 그 집을 사려고 하고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홈스테이로 있는 집에 처음 도착해서 얼마 안되었을 때,
집주인이 같이 맥주 한잔을 하자고 하여 이야기를 시작했고, 이런 저런 이야기 와중에,
자기가 어느 지역에 살려고 하니 그곳에 한국교민께서 대놓고 "이곳에 살지 말았으면 좋겠다. 애들끼리 한국말 하면 영어 공부하는데도 문제가 생기고...." 그래서 집주인은 " 그럴꺼면 숲속에 가소 혼자 살지 뭐하러 사람많이 사는데서 사느냐" 라고 대꾸했다며, 이야기 했다.

'아이들 영어는 이제 여기서 학교다니고 살면 제발하지 말라고 해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사실 한국말 잊어버리는 것이 더 걱정일 듯 했는데 여기서 사는 사람들은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고. 집주인도 같은 생각인듯 했다.

이 곳 NB 주 주정부 이민은 주 바깥에서 사는 것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주안에 한국인이 조금이라도 모여 사는 곳은 도시 3곳인데, 사실 카페등에서 보면 자기가 사는 도시로 많이 한국인들이 이주해오기를 바라는 듯 하다. 한국인 가구수가 늘면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업등의 창업이 생기기 용의하고, 그 도시의 파워가 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내가 선택한 도시가 남들로 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심리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막상 자기 근처로 오는 것은 싫은 가보다.

어쨌든 아무리 싫어도 근처로 오지 마세요... 뭐이런말 대놓고 하기는 힘들텐데 집주인이 험한꼴 당했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집을 알아보는데 처음에 묶은 곳이라 이 근처에서 알아보기로 했다. 사실 몽톤이라는 도시가 그리 넓은 것은 아니어서 한국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지역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여기 중개업자와 몇개의 집을 보았고, 그 중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대여섯집 떨어진 두 집이 제일 괜찮았다. 그리고 별 생각없이 집주인에게 이야기 했는데.....

어제는 집중개업하시는 분이 집에 초대하셔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맥주 한잔하느라 꽤 늦게 들어왔다. 밖에서 아직 끊지 못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집주인이 나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빙빙 돌려 말하지만 결론은 간단했다. 근처의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이전에 댁이 말한 그사람과 뭐가 다르냐고 물으니
그래도 자기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살 수도 있다. 이런이야기로 시작한 이웃이 사이가 좋을 리 없지만, 굳이 그런 되도 않는 이유 때문에 맘에 드는 집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다른 곳을 알아보는 편이 낳을 듯하다. 그 사람말대로 나는 안보면 그만이지만, 아이들은 계속 부딪칠것이고, 아마 나의 성격상 우리애에게만 스트레스를 줄것이 뻔하기때문에....



캐나디언 이웃에게는 괜히 다가가서
"안녕하세요? 우리가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됬거든요, 영어도 배우고 있고,
잘 살아보려고 해요, 애들 있으면 우리애랑 같이 놀라고 해주세요 " 이런식으로 안되는 영어로 이야기하고,
한국사람이 살면 아이에게
"너 영어 배우려면 저집에랑 놀면 안돼! - 에이 왜 또 한국사람이 이웃으로 이사오고있어 짜증나게...."

한국 사람들 참 힘들게 살지?
아닌 사람이 더 많겠지. 이제 시작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