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8시 아침 비행기. 4시 반에 집에서 나왔다. 5시 반 공항 도착. 공항에서 주차장 찾고 주차장에서 빈자리 찾는 데 30분 이상 걸려 6시가 다되어 공항에서 수속을 시작하였는데 이상하리만큼 오래 걸리는 것이다. 캐나다가 출국신고를 이리 까다롭게 할 리가... 미국 입국심사도 아니고.... 난 1994년 이래로 미국에 비행기 타고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요새는 미국 입국심사를 캐나다 공항에서 하는 것도 몰랐다. 초조하긴 했으나 그래도 시간 내에 통과. 게이트에 갔더니 사람이 가득, 배가 고파 빵을 사 먹고 비행기 탑승. 6시간 가까이 가는 비행기에서 밥도 사 먹어야 하고, 짐도 돈 주고 붙여야 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짐은 할 수 없이 붙였으나, 밥은 절대 사 먹을 수 없다 비싸고 맛없을 테니까. (사실 그리 비싸지는 않았던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10시 도착. 시내 BART라는 전철 타고 1시간 걸려 도착.
역앞에는 마리화나 냄새 지독. 마리화나를 합법화시키는 것은 좋지만, 좀 필수 있는 지역을 좀 제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주 피우는 사람들도 길가면서 늘 냄새 맡도 싶지는 않을 테니까.
호텔 도착. 11시에 체크인해줄 리 없음. 큰 짐만 맡기고 굶주린 가족을 이끌고 슈퍼 두퍼 버거집으로.
슈퍼 두퍼 버거. 두툼한 패티만큼 비싼 가격. 맛있음. 비쌈. 기름기가 많아서 먹는데 주의해야 함. 이 햄버거집은 샌프란시스코의 로컬 프랜차이즈로 알고 있는데, 가기 전부터 한번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곳이었다. 사진은 당연히 못 찍었다. 굶주림 앞에서 사진기 따위를 꺼낼 시간은 없었다.
버스-전철-케이블카 등을 무한대로 이용하는 패스가 3일권과 7일권이 있는데 고민 끝에 7일권을 샀다. 가격차이가 $10인데 4일 차에도 사용하게 될지 몰랐으니까. 그리고 가까운 재팬타운으로 버스를 타고 출발.
걷는 것을 꽤 잘하는 우리 가족이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걸으면 안 되겠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도시 전체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언덕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1~2km도 지도 보고만 걷는 것은 위험하다.
재팬타운 도착. 이후에 만나게 될 차이나타운이나 리틀 이태리에 비해 작은 사이즈지만, 작은 몰 하나에 몰려 있어서 다니기에는 훨씬 편하고, 일본 사람이 사는 곳이라기보다는 일본 것들이 전시되어있는 곳 같다는 느낌이었다. 전통적인 타코야끼 집을 보고 반가워서 사 먹음. 맛이야 오사카의 타코야끼만 못하지만, 충분히 훌륭했다.
만화책이 잔뜩 있는 서점 등에서 사진을 찍고 가방이 무거운 관계로 일찍 호텔로 복귀 체크인했다.
호텔은 유니언 스퀘어라는 다운타운 중심에 있는 호텔 중 싼 곳을 잡았다. 위치상으로는 최고의 호텔. 방은..... 문을 열면 거의 화장실로 들어가진다. 침대, 방, 화장실 모두 좁고, 소음이 심하며, 창문을 여니 경치도 거지 같은 데다가 고기 굽는 냄새까지. 뭐 어쩌랴. 좋은 데는 비싸겠지.
대신 호텔 앞에 바로 케이블카가 지나간다. 이게 왜 케이블카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케이블카가 호텔이 있는 다운타운부터 부두까지 운행을 한다. 두 곳 사이의 거리가 2~3km 정도일 텐데 걸을 수 있지 않다. 그래서인지 케이블카를 운행하는데 이게 비싸다 (편도 $7) 그러니 관광객들이 주로 타는데 그래도 그리 크지 않은 차체에 선호하는 자리가 확실해서 종착역에는 줄이 잔뜩 길다. (중간에 타면 안에서 서서 가야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부두로 가서 서성이다가 돌아왔다. 갈 때는 안에 서서 타고, 올 때는 딸내미가 손잡이 잡고 타고 싶다고 해서 한참을 기다려서 타고 왔다. 뭐 딸내미가 만족스럽다니...
저녁은 점심을 배불리 먹어서 건너뛸까도 생각해봤는데 먹어야 한다는 아들의 주장에 따라 저녁에 다운타운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힘들게 찾은 베트남 음식점. 후에 찾아본 결과 평점이 별로 안 좋은 곳이었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토론토 시간으로 11시가 다되어 먹는 국수니 맛이 없었을 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