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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게임, TV, 책 들

프라하의 봄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1988)

추억이 서려있는 영화가 인터넷에 올라와 받아두었는데 좀처럼 보고 싶지는 않았다.
영화가 너무 길고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 재미있는 영화도 아니다.

우리나라 개봉이 정확히 1989년이다. 나와 나의 친구들은 이영화를 보러 씨네 하우스에 당당히 들어갔다.
당당히 들어갔다함은 당당하지 못해야 한다는 말을 의미한다. 난 그때 고등학생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고등학교때는 교복을 입지 않았고 머라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기에 재수생이라고 빡빡 우기며 이영화를 볼 수 있었다.

당시 난 로드쇼라는 잡지를 창간호부터 사모으는 나름영화 광이었는데, 로드쇼에서 특집으로 소개한 이영화는 너무나 보고 싶은 영화였다. 이후에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나의 왼발, 라스트 모히건등으로 잘나가게 되었고, 줄리엣 비노슈는 레오 카라와 만나 멋진 영화를 많이 찍었지만, 그때만 해도 둘다 그리 유명한 배우는 아니었지만, 레나 올린과 줄리엣비노슈가 발가 벗고 사진을 찍고 있는 장면은 혈기 왕성한 고등학생을 흥분속에 빠뜨리기에는 충분하였고, 거기다 덤으로 유명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야한 영화여도 웬지 수준있게 보인다는 장점까지 겸비한 영화였다.

당시본 영화를 통해 프라하의 봄이라는 것. 그리고 바람둥이 의사의 바람피는 장면, 그리고 체코어로 번역된 헤이쥬드를 기억한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난 ' 영화를 이해한다면 나이가 어려도 영화를 볼수 있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하지만, 얼마전 나이가 이제 40이 다되어가는데 다시보았지만, 그닥 이해를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소설을 보았다면 무엇인가 다른 것을 느꼈겠지만, 그리 재미있는 영화도 아니었고, 또 그리 야한 영화도 아니었다.
여전히 길고 지루 했지만, 이제는 중년의 배우들이 되어버린 그들의 젊을때의 모습을 보는 것 이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