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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사진

나이아가라

 

COVID-19이라는 넘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50년 살면서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은 없었던 듯하다.

 

살고 있는 온타리오주는 필수적인 사업체를 제외하고는 집에 있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가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누가 멋모르고 어디에 갔다가 벌금을 물었다는 둥 하는 소문도 돌고 있다. 

 

집에만 박혀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만 없다면 일찍 찾아온 봄의 맑은 날씨들을 즐기는 일도 좋을 듯한데... 회사를 때려치운 백수이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평일 낮의 산책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이의 것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평일 낮은 집 근처 트레일은 걸을 만하다. 주말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트레일을 걷는 사람들 서로 간에 불편한 기색이 보인다. 

 

인터넷을 보니 파리의 한가한 에펠탑이나, 곤돌라가 없어진 베니스의 사진이 올라오곤 한다. 그래서 나도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나이아가라를 가보았다.

 

나이아가라는 우리 집에서 한 시간 반 가량 걸리지만 잘 가지 않는다. 사람이 붐비는 곳을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가봐야 사람들 속에서 폭포 잠깐 보고 근처의 놀이시설/식당을 둘러보는 것 이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멋진 배경을 가진 좋은 호텔에서 근사한 식사와 카지노를 즐기다가 폭포의 야경을 바라보는 일이 해보고는 싶지만 그러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하지만 어제 방문한 나이아가라는 좋았다. 사람이 거의 없어 가까이 갈 수 있는 난간은 다 비어있고, 원하는 뷰에서 원하는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서 살아가는 삶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제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더 큰 위기가 올 지 모른다. 세상은 어찌 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