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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전세, 재계약. 피곤함.

2006년 4월 20일경 우리 가족은 이곳 수지로 이사왔다.
처음으로 전세라는 것을 얻어서.
주의사항도 많았지만, 모두 챙기기에는 내가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은행에 담보가 들어가 있는 집에 아무 생각없이 이렇게 살게 되었다.

계약당시 전세보증금 일부는 대출을 갚아달라는 특별계약에 의해
집주인은 일부를 갚고 감액등기를 하였다.
보증금을 준 뒤 한달 가량이나 늦게 감액 등기를 하였기 때문에 한달가량은 맘졸이며
갑자기 무슨일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걱정이 될텐데, 그 한달동안 전주인에게 오는 우편물은 세무서로부터 오는 독촉장이
꽤 많았던 까닭에 정말 전세보증금 날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
한두달가량은 등기부등본도 많이 띄어봤다. 하지만, 이미 대출 받고 있는집, 전세까지 들어있는 집에 설마 은행이 또 대출을 내줄까 하는 생각에 잊고 지냈다.

이제 2년이 다되었다.
얼마전에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당연히 내키지는 않았지만, 1년은 더 살아야 하고, 1년후에는 반드시 나가야 하는 내입장에서, 새롭게 집을 얻고 이사하고 복비내고 하는 것보다는 일부 올려주고 1년 연장하는 편이 낳았기 때문에  조금 깍아달라고 부탁을 하였고, 집주인은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다.
대신 지난 토요일날 계약을 하기로 하고 돈은 금요일날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별거 아니지만, 별로 내키지가 않았다.
계약이란것이 돈이 오고가고, 도장을 찍어야 웬지 의미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그냥 보내버렸다. .....

그 다음날 계약서를 쓰기 위해 집주인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그냥 우편으로 하자는 이야기가 왔다.
돈받으니 생각이 바뀌었나, 귀찮아 졌나... 머 이런생각을 하고 2년전 계약을 주선했던 부동산에 연락을 했더니,
예전 집주인이 추가로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채권 최고액과 전세값을 더하면, 집값과 같아지게 생긴것이다.
추가로 준 금액은 4순위가 되기 때문에( 1순위 - 초기 대출액, 2순위 -전세값,3순위 - 추가 대출액, 4순위-추가 전세보증금) 무슨 문제가 생겨도 챙기기 힘든 금액이 되었을 뿐 아니라, 1년이 지난후에 우리집이 나가기 위해서는 새롭게 전세가 들어와야 할 텐데, 그러면 그집은 대출 총액이후의 순위가 되기때문에 아무도 전세로 들어오지 않으려는 상황이 떠올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새롭게 계약을 연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또 한가지문제는 내가 미리 보낸 전새보증금의 인상분은 계약에 준한다는 것이었다.....
즉 계약서를 쓰지 않더라도 돈을 보내면, 계약을 맺으려는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간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물론 부동산 사장은 그쪽(집주인)에서 추가 대출이 문제가 된다면 보증금인상분까지 모두 돌려주고 나가라고 했다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거기에 기대를 걸어볼 수 밖에 없었다.

 전화를 해서 차분하게 이야기 했다.
'저희도 여기에 사는 것이 좋지만, 너무 걱정이 된다. 일년후에는 반드시 나가야 하는 데, 대출이 많아서 이집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나갔으면 한다. 기간은 다 되었지만, 새로운 전세를 받을 때 까지는 기다려 드리겠다. 대신 추가로 드린 보증금은 돌려 주시기 바란다.'

다행히도 주인은 그러겠다고 하며, 이틀이 지난 오늘 추가보증금을 입금해주었다.
조금더 진행되어야 결론이 날일이지만,
며칠동안 집주인이 어떻게 할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느라고 피곤해져버렸다.
그냥 믿으면 되는 것을 쓸데 없는 고민을 했던 것일 수도 있지만, 내 성격이 원체 남을 못믿는 몹쓸 의심병이 있는 지라 내 마음만 불편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며칠간 상상했던것은 정말 피곤하고 두려운 일이었다.

요약하면,
1. 전세들어갈때 웬만하면 대출 안받은 집을 찾아보자. - 근데 사실 별로 없다 이런집....
2. 계약하기 전에 미리 송금하지 말자.- 이건 나같은 생각없는 사람들이나 그러겠지...
3. 사람을 못믿을 것이면, 일벌이고 의심하지 말고 미리미리 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