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회사는 각종 도박을 운영하기 위한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인데요. 그런 도박사이트를 가보면 올해 아카데미영화제 작품상에 대한 베팅도 있어요. 현재 배당이 가장 적은 영화는 이 영화 로마입니다. 배당이 적다는 이야기는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죠. 2015년 이냐리투, 2018년 델토로에 이어서 최근 멕시칸 감독이아카데미를 휩쓰는 것은 아마도 트럼프에 대한 부채 의식도 있지 않나 싶어요... 문제는 넷플릭스 제작 영화라 아카데미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하지만 넷플릭스 회원들은 너무 좋죠. 자막까지 나오는 볼만한 영화를 집에서 바로 볼 수 있으니까요. 넷플릭스를 가입하고는 주로 넷플릭스에서 만든 드라마만 보고 영화는 별로 안 봤었는데 올 1월에는 몇 개의 재밌는 영화를 별다른 수고 없이 넷플릭스에서 보게되었습니다.
영화는 70년대 초반 멕시코의 부촌을 배경으로 입주 가사도우미. 제 어릴적 단어로 '식모'가 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당시의 멕시코는 아마 당시의 한국보다 더 잘사는 나라였을 것 같네요. 한국의 70년대 후반과 비슷한 정도인 듯 합니다. 그때는 주변에 식모라고 불리우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서울 시내는 길이 포장 되어있어 차가 다녔지만, 흙길에 물이 고여있는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죠.
짧지 않은 상영시간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봤어요. 옛날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요. 흑백 영화에 거부감 없으신 분, 잔잔한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 잘 촬영된 영상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려요.
추가해서,
- 주인공 Cleo역의 Yalitza Aparicio 라는 여배우는 이 번이 첫 연기였다고 하네요.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있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아이 출산 장면의 연기는 오랫동안 기억날 듯 합니다. Sofia 역의 Maria de Tavira 도 조연상 후보에 올라있습니다만, 모두 배당이 아주 높아요...
- 영화속에 영화를 보러 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 본 영화가 Marooned라는 영화랍니다.(저도 못 본 영화입니다.) 근데 보면 한눈에 아~ Gravity! 라고 생각되실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