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주차장은 스펙상 더블이다.
즉 두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작년에는 차가 한대밖에 없어서 테스트를 못했지만, 올해는 차가 두대가 되는 바람에 테스트 해 볼 기회가 생겼다.
사실 여름에는 두대가 다 주차장에 들어갈 필요가 별로 없다. 비가 올때는 더욱 밖에다 대고 싶어진다. 차가 깨끗해지니까. 하지만 겨울이면 좀 이야기가 다르다. 눈이 오지 않아도 아침이면 서리가 잔뜩 끼어있어 미리 시동을 걸지 않으면 차안에서 밖을 보기가 쉽지 않고 무엇보다 차에 승차하였을때 너무 춥다.
이제 마당에는 온통 낙엽이 쌓이는 계절이 왔고 눈은 머지 않은듯 하다. 아무리 더블일지라도 차고는 넉넉하지 않다. 가족수대로 있는 자전거에, 우리 막내 장난감 자동차, 여기서는 스쿠터로 불리는 씽씽이, 겨울 타이어, 잔디깍는 기계.... 등등 하면, 사실 차한대도 벅차다. 한국의 아파트와는 달리 주택이기에 실내에도 수납공간은 꽤 되지만, 실내로 가져가기에 쫌 꺼림직한 것들이 있고, 그런것들을 치우기 전에는 차 두대의 주차는 불가능하다.
이곳사람들역시 그런 경우를 생각해 베이비반을 사는 듯하다.
코스트코에서 파는 조립식이 그냥 쓸만해 보이는데 1000불가량이다.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고 집에서 반나절이면 조립해서 뒷마당에 설치하고 각종 잡동사니를 넣을 수 있게 되어있지만, 이동네에서는 그것을 쓰는 사람이 별로 없다. 플라스틱의 질감이 그리 고급스럽지 않고, 쉬이 망가질 것 같다는 생각에서인지 아니면 집의 벽,지붕의 색과 매치되지 않는 생뚱맞은 색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산책하면서 봐도, 그런 조립식 베이비반을 사는 집을 보지 못했다.
하나를 살려고 이곳 저곳 전화를 해보았지만, 쉽게 찾을 수도 없었고, 결과물을 전시 해놓고 파는 데도 없으니 참 막막했다. 켄트나 홈디팟의 경우에는 완제품을 팔거나 설계도와 재료를 판다고 한다. 뭐 실력이 조금 되면 그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하다.
어찌됬든 난 인터넷과 엘로우 페이지를 뒤져서 한 업체에 부탁을 했고, 비용은 플라스틱의 2~3배정도였다.
무엇보다 지저분한 차고가 깨끗해지고 차가 두대 들어가니 월동 준비가 끝난것처럼 홀가분해졌다. 그리고 베이비반역시 집의 벽면, 지붕 색과 같은니 보기에도 좋았고, 맘에 든다.
흠. 이제 눈치우는 아저씨와도 계약이 끝났으니... 겨울아 너무 춥지만 않게 오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