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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게임, TV, 책 들

Contagion

이 시국에 contagion을 보았습니다.
연출/편집 깔끔한 것으로 유명한 소더버그의 2011년 작품이죠. 하지만 당시에는 건너뛰었는데 최근에 다시 보게 되었네요. 그런 분들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에(한글자막은 없지만) 있으니 한번 보세요.

영화 속 전염병은 - 공포심을 주기 위해 만든 병이라- 잠복기는 너무 짧고 전염성은 너무 높은데 치사율까지 높은 말도 안 되게 무서운 병이어서 코로나와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병 자체보다는 병을 통해서 벌어지는 공포와 사람들의 무지,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금 보면 굉장히 현실적입니다.

뭐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 사재기를 하다가 구할 것을 못 구해서 폭력을 행사하고 사람들의 물건을 약탈하는 사람들을 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나도 그럴 것이다'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어디까지가 약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일이 벌어져 슈퍼마켓에 갔는데 원하는 물건이 뒹굴고 있고 점원이 없다면 그것을 들고 오는 것이 범죄일까요? 에서부터, 나와 우리가족의 생존을 위해서 어디까지 excuse가 될까요?라는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도덕적으로, '난 남의 물건에 손하나 대지 않고 죽을 거야' 보다는 '살기 위해 남에게 해를 가할 수도 있어'가 더 인간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주드로가 분했던 역할입니다. 그러한 위기 상황이 되면 꼭 한 둘씩 나타나는 존재죠. 사실 늘 존재하지만 그런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긴 하지만요. 영화 속에서는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사람이지만, 안 그런 경우도 많아요. 돈 안돼도 똘아이 짓 한다는 말이죠. 영화 'The Mist'에서는 종교란 이름으로 나타났죠. 현실에도 많습니다.

그런 '존재'는 항상 '공포'로 사람들을 겁 준 후에 '불신'을 심죠. 그들이 심어주는 공포나 불신은 항상 그럴싸해요. 그리고 꼭 쉽게 일차로 선동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두명이 선동되기 시작하면 끝난 것이에요. 이제는 그 '존재'는 영웅이 되기도 하고, 재판관이 되기도 합니다.

 

선동이 대성공을 거둔 예가 '종교'고, 대 실패한 경우가 '나찌'죠. 보통 선동이 안되면 '아니면 말고'를 시전하면 되는 것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