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판타스틱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것이 좋은 교육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영화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주인공 벤과 아내는 아이 6명을 워싱턴주 숲속에서 홈스쿨링(+산악극기훈련 )으로 키웁니다. 아내는 정신병이 생겨, 도시의 병원에 가고, 자살을 하고. 벤과 아이들은 엄마의 장례식을 엄마의 유언대로 치러주려고 숲에서 오랜만에 나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벤의 아이들은 사실 홈스쿨링으로서는 최고의 성공을 거둔 셈일 것입니다. 8살짜리 아이는 미국 수정헌법을 이해하고 있으며, 저녁에 10대의 아이들은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과 총균쇠를 읽고 있고, 내일 초끈이론에 대해 오빠와 이야기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그런 학문적인 성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역시 부족한 것들이 있고, 영화는 결국 타협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좋게 보일수도 있지만, 저는 그 타협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너무 많은 과장이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학문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성장하기는 불가능해보이며, 아빠 역시 아이들에게 너무 과하게 - 그래서 결국에는 타협하게끔- 행동합니다. 노엄춈스키를 기리기 위한 날 슈퍼를 턴다던가, 아들을 '구출' 하기 위해서 딸내미를 지붕위에 올려보내는 것은 아무리 골수 꼴통 히피 아빠라도 쉽지 않죠. 영화는 볼만하지만, 동감하기는 힘듭니다.
좋은 교육이란 뭘까요?
두 아이의 아빠로서 항상 고민하는 문제이지만, 한번도 정답이 있다고 생각해본적이 없고, 제가 시도하는 '방법'이 올바르다는 느낌조차 가지지 못했습니다. 저역시 몇몇 부분에서는 벤과 비슷합니다. '이건 교육이 잘못된 것이다.', '이런 부분은 그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뭐 이런 생각들이요. 결국 그런 생각들이 저희 가족을 이곳까지 이끌었을지도 모르죠.
아이들이 10대 중반인 요새 제가 느끼는 것은 더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가 모르는 것과 별개로, 제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강조해도, 자기 관심이 없으면 쓸데 없는 잔소리가 되고 쉽습니다. 결국 아이를 키우면서 제 뜻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그게 나쁘지만도 않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