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의 첫돌쯤 해서 난 디지탈 카메라에 미쳐있었다.
이 카메라를 사면 무엇이든 멋진 사진을 찍을듯 하고, 이 렌즈만 바꾸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줄알았다.
매일매일 slrclub 과 nikonclub을 보는 맛으로 세상을 살았다. 물론 아직까지도 slrclub의 자게는 거의 매일 들어가 놀고 앉아있지만...
언제부턴가 사진찍는 것이 재미없어졌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가 귀찮아지고, 찍고 오면 편집하기가 귀찮아진다. 다들 그렇게 카메라는 장롱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거지....
음악 밴드를 하는 회사의 동료가 자기밴드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들의 예쁜 사진만을 찍던 내가 그런사진을 찍을 수 있을 까? 그것도 문제지만 카메라가 제대로 동작 할 지도 의문이다...
오후내내 무거운 사진기를 들고 다녔더니 피곤했다. 카메라의 LCD 상으로는 그닥 잘나온 사진도 없는듯 했는데, 그래도 몇몇 사진은 봐 줄만하다.
그러고 다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구가 확생겨났다.
난 이런 뒷모습의 사진이 좋다. 떨어지는 역광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망가진 창문프레임이였다. 어떻게 서있어도 예쁘게 어울리는 프레임. 우리애들과 가족사진도 찍었으면 좋았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