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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에버랜드에서

거의 일년만에 에버랜드를 갔다.
아이들과 놀이공원에 가는 것은 남과다른 이유에서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이유는 아들녀석이 너무 겁이 많아서 놀이기구를 전혀 안탄다는 것이다.
아주 어린애들이 타는 롤러코스터나 유령의 집도 잘안들어가고 거의 회전목마정도만 타는 편이다.

나는 강압적으로 타자고도 해보고 달래기도 하지만, 그녀석에게는 타는것도 그리고 아빠말을 안듣고 안타는 것도 불쾌한 일일 것이다.

오늘은 가기전부터 내게 묻기 시작했다.
"아빠 롤러코스터 꼭 타야해? 그냥 동물이나 구경하면 안될까?"
"아빠말 믿고 한번 타봐.설마 아빠가 너한테 위험한 것 시키겠냐..."
난 아들녀석이 남들이 느끼는 '재미'를 느낄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녀석에게 그것은 '재미'가 아니라 '고통'이었겠지.

오늘은 웬일인지 이녀석이 그냥 타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롤러코스터를 타보더니 재미가 있었던듯했다.
결국 바이킹까지 타게되었다.
바이킹은 적어도 그에게는 엄청난 오버였다.
"그네 타는 것과 똑같아... 조금 큰그네라고 생각해"
비록 가운데에 앉았지만, 바이킹이 움직이면서 녀석의 팔과 다리에는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최고점에 이르러서 내게 물었다.
"아빠 언제 끝나?"
"배와 다리가 간지러..."

하지만 놀이기구가 멈추자 녀석의 얼굴에는 긴장과 함께 자신감도 있었고 난 무척이나 즐거웠다.


다 큰 우리 아들.


아래 사진은 사파리에서 우리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