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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게임, TV, 책 들

어린이날 본 두편의 영화 (스파이던맨 3,A River Runs Through It)

누나의 애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한다는 이유로 영화를 예매 해놓는 바람에 누나의 3남매와 우리 첫째 녀석, 그리고 와이프 저, 이렇게 스파이더맨 3를 '할 수 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와이프와 저는 영화를 무척 좋아하지만, 아이들이 생긴이후에는 일년에 두 번 정도 극장에 갑니다.
처가집에 갔을 때 아이들을 장모님에게 맡기고, 영화를 보러가는데 정말 고르고 골라서 영화를 보게 됩니다. 오랜만에 극장에 갔는데, 자주 올 수도 없는데, 영화가 맘에 안들어 버리면 정말 속상하거든요.

아마 그런 기회로 극장에 갔다면 그리고 영화를 우리가 고를 수 있다면, 아마 스파이더맨은 절대 고르는 목록에 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리 특수효과나 CG가 뛰어나도 스토리가 형편없으면 영화는 쓰레기가 되고 맙니다. 아무리 어린마음으로 돌아가서 이해하려고 해도, 개연성없는 구성에 더 이상 영화에 대해서 언급하려면 욕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관두겠습니다.

이블데드를 만든 샘 레이미는 어디 간건지....


힘들게 하루를 보내고 애들을 재운 후에 A River Runs Through It 을 보았습니다.  물론 오래전에 본영화이지만, 처가 아직 안 본 영화이고, 한참전에 저가 DVD로 나와 사놓고는 비닐도 안뜯었지만, 갑자기 진짜 제대로된 이야기가 끌려서 강력히 보자고 주장했습니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많이 팔린 영화 포스터 하면 손가락안에 뽑힐 정도로 많이 본 유명한 포스터를 가지고 있는 영화, 하지만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 자체의 팬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어떤 강한 임팩트가 없기 때문에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이게 뭐야 끝났어?' 라고 말하기 딱 좋은 영화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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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 이런 영화가 너무나 좋습니다.

영화속에는 진정 나와 동감할 수 있는 삶이 있습니다.

두 멋진 아들의 아버지로서의 삶,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으로 고민하며, 또한 도움이 필요한 동생을 바라보는 형으로서의 삶,

하지만, 그 동생을 도울 방법을 모르기에 안절부절 못하는 형의 고민,

자유분방하고, 멋진 삶을 살아가려고 하지만, 자신의 과오로 인한 문제점을 부모와 형에게 넘기지 않고 태연한 체 살아가는 동생 폴의 삶 그리고 죽음
 
두아들을 보며 때로는 자랑스럽고, 때로는 안타까운 어머니의 고민, 그리고 그 삶...

그리고 그 가족의 삶을 엮어준 플라잉 낚시와, 이 가족의 모든 삶, 고민, 시간, 사랑, 죽음을 통과하여 흐르는 강('A River Runs Through It')

영화를 보고 나면, 많은 생각이 머리를 지나게 되고, 제 처와 저는 잠자리에 누워 영화속 인물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하면 밤 늦은줄 모르게 됩니다.

제처는 우리 아이들이 남매가 아니고 형제 였다면, 저런 멋진 형제가 될 수 있었을까를 제게 물었고, 저 역시 어릴적 가장 이상적인 형제의 모습중 하나로 노만과 폴을 기억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조카들이고, 제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스파이더맨 같은 쓰레기보다는 이런 진지한 이야기에 감동 받을 수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를 보고 서로의 느낌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