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비가온다고 하여 캠핑장을 예약하지 않았으나, 날은 아주 맑았다. 빌어먹을 일기예보. 그래서 난 허리가 아픔에도 불구하고 일요일 오전에 골프를 치러가서 진흙밭에서 헤메다 들어왔다. 참 늘지 않는 골프 실력. 그리고 지난번에 보다가 졸은 마스터를 다시 볼 수 있었다.
보통의 금요일, 토요일 저녁은 영화를 본다. 특히 금요일 저녁에는 와인과 와이프와 함께 영화를 본다. 문제는 요새는 술을 한잔 마시며 영화를 보면 영화가 조금만 지루해지면 잠을 잔다는 것이다. 영화라면 사족을 못쓰던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 듯 하다. 그리고 분명 보았는데 몇주가 지나면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비교적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도 예외 없이 그러하다.
하지만, 그래도 마스터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라 지속적으로 기억이났고 내게 다시한번 제대로 보라고 누군가 이야기 하는듯 해서 다시 보았다. 역시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다.
기울어진 어깨, 찌그러진 입술 알콜중독에 폭력적인 프레디. 뭐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연기는 알고 있었지만,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정말 할말이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다른 주연이지만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를 오히려 돋보이게하는 필립 세이무어호프만역시 뭐...
나에게도 많은 마스터가 있었고, 현재도 있으며, 나역시 누군가의 마스터이며, 마스터였고,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듯 떠나왔고 또한 그들이 나를 부르는 것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다. 나의 마스터는 나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글쎄.
두고두고 기억날 영화... 비록 무엇을 말하는지 다 이해하지 못했다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