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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삶/몽튼을 아시나요?

농구골대

워낙에 게으른 사람이라 운동을 즐겨한적이 별로 없었다.
초등학교때는 야구를 좀 한다고 돌아다녔는데 키도 작고 선천적으로 운동에 훌륭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잘 끼워주지도 않았던 듯 하다. 동네에서는 그래도 열심히 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농구에 빠지기시 시작했다. 키가 늦게 큰편이라 늦게 취미를 가진 것도 문제고 그리 열심히노력하는 편도 아니어서 드리볼이나 슛은 별로 없었지만, 늦게 나마 자란 키덕택에 그래도 자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 10년간은 정말 자주 많이 한 운동이었다. 지금은 배도 나오고 뛸때마나 체중으로 인해 무릎이 아프다는 핑계로 골프만 치려고 했는데, 막상 싸게 골프를 칠 수 있는 이곳에 와있지만 또 사교적인 문제로 인해 골프장에 몇번 못나가 봤다.

문득 농구가 그리워졌다. 굳이 골프처럼 스케쥴 따질 필요 없이 공하나만 들고 근처의 골대를 찾으면 되니까. 어차피 여기서는 잘할 필요도 없고 그저 운동하는 셈치고 슛몇번 던질 심산으로 농구공을 하나 샀다. 농구공을 사니 골대가 가지고 싶어졌다. 한국에서 농구 골대를 사는 사람은 흔치 않겠지만, 여기는 집집마다 하나쯤은 있는 그냥 운동 도구 일뿐이다.

아들녀석과 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 키는 가장 낮은 상태로 두었다. 그래서 내가 무척이나 농구를 잘하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회사를 다녀오면, 온가족이 식사를 하고, 동네 한바퀴를 걷고, 자전거로 한바퀴 돌고와서 아들과 농구를 하고 뒷마당에서 공을 찬다. 어쩌면 나보다 더 게으른 아들녀석을 운동시키기에 좋은 환경이고, 무엇보다 이러려고 여기에 왔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