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기억 속으로 - 03
이민은 그래도 꽤 긴 시간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받기 위한 시간도 길었고, 정리하는 시간, 그리고 여기 와서 적응하는 시간 동안에는 많은 사진을 못 찍었다. 어쩌면 이때부터 사진기가 멀어진 듯하다. 열심히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주로 새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캐나다라는 곳, 몽튼이라는 곳, 시골, 일 년에 한두 번 가는 여행. 뭐 이런 사진들을 좀 찍기는 하였지만, 아이들은 커가고, 내게 카메라는 무거워지기만 하였다. 가끔 가는 여행에는 꼭 사진기를 들고 가려고 노력했고, 무거운 사진기를 대신할 가벼운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도 하나 장만했다. 그러나, 새로운 사진기도 여행도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카메라는 점점 더 멀어져 갔다. 2019년, 새로운 사진기를 사며. 중간에 ..